밀폐된 실내 헬스장에서 기계적인 움직임을 반복하던 현대인들이 운동화를 들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이른바 ‘그린 엑서사이즈(Green Exercise)’라 불리는 야외 운동 트렌드다. 이는 단순히 장소를 옮기는 것을 넘어, 자연이라는 환경이 인간의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강력한 시너지 효과에 주목한다.
최근 발표된 스포츠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녹지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은 실내 운동 그룹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훨씬 빠르게 감소했다. 특히 ‘주관적 피로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는데, 실내에서는 30분만 뛰어도 지루함과 고통을 느끼는 반면, 숲길이나 공원을 달리는 이들은 더 긴 시간 운동하면서도 오히려 활력을 얻었다고 답했다.
직장인 최 모 씨(35)는 “번아웃이 찾아왔을 때 무기력하게 헬스장에 누워있곤 했지만, 나무가 많은 공원을 걷기 시작하면서 눈에 띄게 마음이 안정됐다”며 “이제 운동은 근육을 키우는 도구를 넘어 정신적 허기를 채우는 의식이 되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생명사랑)’ 가설로 설명한다. 인간은 본래 자연과 연결될 때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야외 지형의 불규칙한 바닥을 딛고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실내에서는 쓰지 않는 미세 근육들이 자극되어 신체적 균형 감각까지 향상된다는 것이다. 도심 속 작은 숲과 공원이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치유의 체육관’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